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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스타를 만나다 – 손정민

seoulista2017-12-01

사물을 보는 특별한 시선
일러스트 작가, 손정민

수많은 아티스트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한 일러스트 작가가 있다. 일상의 물건 위에 사람의 얼굴이나 동물, 꽃, 나뭇잎 등의 그림을 그리는 여자 손정민. 자신의 테이블, 방 안의 벽, 친구의 찻잔 등 주변의 사물이 그녀의 캔버스가 된다. 그림 작업의 시작은 뉴욕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시절이다.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에서 액세서리 디자인을 전공한 후 ‘캘빈클라인’과 ‘3.1 필립 림’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던 중 재미 삼아 사무실에서 동료들의 얼굴을 그렸다. 선과 몇 가지 컬러로 표현된 심플한 드로잉이었다. 동료들은 이 그림을 마음에 들어 했고 SNS에 올리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시작했다. 이 그림을 본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작가를 궁금해했다. 그리고 그녀의 그림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부류도 생겼다. 그림 요청이 점차 많아지다 보니 아예 작가로 활동하는 것이 어떨까 싶었다. 자신감이 생긴 손정민은 과감히 뉴욕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와 작가로의 삶을 시작하였다.

이렇게 커리어를 바꾼 지 5년째. 현재 스코어, 그녀의 변신은 꽤 성공적이다. 셀러브리티와 식물을 접목시킨 작품을 모은 일러스트 화집을 준비 중이고, 브랜드와 지속적으로 코워크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린트 베이커리’와도 재미있는 콜라보 메뉴를 선보였다. 그녀는 작품은 보는 것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유용하고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는 것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업적 제품에 그림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작업 패턴은 고전적이다. 모든 그림은 붓과 펜을 이용해 손으로 그린다. 손으로 작업하면 컬러가 자연스럽게 번지거나 뭉쳐지는 우연성이 생겨 따뜻한 온도를 지닌 작품이 탄생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집스럽게 지켜 나가고 있는 작업 스타일, 그리고 사물을 보는 독특한 시선을 갖춘 작가 손정민. 작품을 즐기는 자의 기분을 힐링해주는 묘한 매력을 지닌 서울 여자다.

선인장에 핀 꽃은 행운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머리 위에 선인장 꽃을 그려요.
일상에 지쳐 무표정한 현대인에게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일과 일상에 영감을 주는 것이 있다면.

    순간 보고 듣고 겪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는다. 좋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 읽고 싶었던 책, 여행지에서 처음 보는 식물들, 갑자기 다르게 보이는 동네 풍경, 열렬히 기억하고 싶은 어떤 순간들. 모두 작업의 소스가 된다.
  • 하루 일과를 함께하는 생활 영역은.

    청운동에 살고 있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이 동네를 잘 벗어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 인왕산 산책을 하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작업을 시작한다. 비 온 다음 날의 풀 냄새는 정신을 깨어나게 하는 힘이 있어 작품 활동에 도움을 준다.
  • 서울리스타가 본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

    낭만적이면서도 외로운 도시. 결핍과 풍요가 공존하는 곳이다.
  • 서울로 1박 2일로 여행을 떠난다면.

    낮에는 동네에 위치한 ‘두오모’나 홍대의 ‘수카라’에서 신나게 먹고 마신 후, ‘국립현대미술관’과 ‘D 뮤지엄’, ‘리움’으로 미술관 투어로 시간을 보낼 것이다. 해가 질 무렵엔 ‘홍건익 가옥’으로 향해 고요함 속의 편안한 휴식을 가질 것이다.
  • 서울리스타를 꿈꾸는 20대 여자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언젠가 해야지 생각했던 것들을 지금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생각보다 시간은 너무 빨리 간다. 젊음은 한 번 지나면 다시 오지 않는다. 인생의 가장 에센셜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무언가로 꽉 채우길 바란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